그림

춘리 백열장수.gif - 은퇴한 춘리, 만든 과정, 채색 설명

dbw84 2024. 1. 15.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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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un li hundred hand slap.gif

 

삶에 변화가 찾아올 때마다 그림 여정을 정리하는 의미로 그려보는 춘리. 어떤 춘리를 그릴지 고민하다가 이번에는 조금 특이하게 혼다에게 백열장수를 배우는 춘리를 GIF로 만들어보았다.

 

은퇴한 춘리

샤돌루 궤멸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고위직으로서 각종 의전과 사무에 시달리던 춘리.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문득 자신이 한동안 나이에 맞지 않은 쿵후로 몸을 혹사해 왔음을 느끼며 은퇴가 다가왔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마침 은퇴 전에 장기휴가를 사용할 수 있었기에 그녀는 자기 몸 상태도 점검할 겸 그동안 들였던 무술 습관을 돌아보고 가다듬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마침 휴양지인 하와이에 에드먼드 혼다가 자신이 운영하는 전골집인 '에도몬' 분점을 내려고 사업차 들렀다는 소식을 듣고 첫 경유지를 하와이로 결정한 춘리는 한달음에 날아가 그를 만난다. 오랜만에 혼다를 만난 춘리는 반가운 마음으로 맛집 투어를 돌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고(그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곳에서 만난 사모안들에게서 영혼 깊숙한 결속감을 느껴서 노후를 아예 여기서 보낼까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 관광지를 돌아본 후에는 스모의 달인인 그에게 가르침을 청했다.
물론 해변에서 가볍게 나눈 대화가 전부였지만, 빨간 머리띠를 한 어떤 멍청이만큼이나 무술을 사랑하는 춘리였기에 그녀는 흥분하면서 그 자리에서 당장 이야기 나눈 원리를 시연해 보기 시작했고, 장장 두 시간이나 이어진 연습에 혼다는 기가 질리고 만다. 더군다나 그냥 연습만 했으면 모르겠는데 춘리가 너무 아름다운(?) 자세로 관광지에서 이목을 끌었기 때문에, 혼다는 가까운 곳에 페이롱이 운영하는 드래곤 MMA가 있으니 그곳으로 이동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그녀를 말렸지만, '여자라서 예쁜 자세만 해야 한다는 건 도대체 언제 적 이야기냐'라는 핀잔이 돌아왔고, 이에 혼다는

"그건 남자가 해도 흉해. 도효(土俵)에서만 멋있는 거라고...."

라며 들릴 듯 말 듯 나지막하게 웅얼거리기만 할 뿐 무력하게 한 시간여를 더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물론 해변에 있는 남자들은 모두 감사했다는 후문. 여기까지가 그림을 그리면서 상상해 본 내용이다.

 

만든 과정

chun li hundred hand slap making progress

 

춘리는 SF 5 공식 복장 설정을 따랐다. 혼다는 SF 6에 보면 하와이안룩이 나오는데 한적한 느낌이 안 살아서 그냥 창작했다. 혼다가 신은 슬리퍼는 검색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실제 하와이 특산품(?).
그림은 약 6단계를 거쳐서 그리고 조합했다. 1) 가장 먼저는 원본 백열장수를 분석했는데 공격 순서는 왼편 플레이어 기준 '왼손 상단-오른손 하단-왼손 중단-오른손 상단-왼손 하단-오른손 중단'으로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상하중상하중으로 이어지는 구성이었다. 2) 다리 자세는 원본과 비슷하게 갈 경우 쫀쫀하기는 하지만 너무 개그 느낌만 나서 멋과 관능적인 느낌을 약간 더해주기 위해 앞다리 각도는 살짝 벌리고 발은 하이힐을 신은 느낌으로 세워주었다.
3) 공정에는 나오지 않지만, 펜터치를 마무리한 상태에서 임시로 색을 넣어서 캐릭터가 너무 부하게 나오지는 않는지 확인했다. 다행히 모든 그림을 백터로 작업했기 때문에 자유 변형으로 손실 없이 캐릭터를 살짝 날씬하게 해 줄 수 있었다. 4) 위아래 움직임을 넣었고 아래일 때 60프레임, 위일 때 36프레임으로 총 96프레임 분량을 확정했다. 위에서 잠깐 쉬고 아래로 꾹 눌러준다는 느낌을 살리려고 아래 프레임에서는 좌우 떨림에 아주 약간 간격을 더했다.
5) 여러 시험을 거쳐 기본 배색을 확정하고 모든 프레임에 채운 후 어색한 부분이 없는지 점검했다. 마무리 채색에서 최대한 편하도록, 선을 벗어난 부분을 도트 단위로 꼼꼼하게 정리했다. 6) 마무리 채색과 혼다(유튜브 영상에는 구도 때문에 처음부터 넣었지만, 실은 마지막에 그렸다. 데생 자체는 캡콤 공식 일러스트를 그대로 가져왔고 자세를 약간 수정해서 옷을 올렸다), 땀 효과를 추가하여 작업을 마무리했다. 원래 땀은 제작 편의상 12프레임에 반복으로 들어가도록 계획했으나 자연스럽지가 않아서 결국 24프레임으로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릴 때는 힘들어서 투덜댔지만, 그만큼 결과물은 만족스러웠다.

 

채색 설명

chun li hundred hand slap color palette

 

채색은 특별할 것 없이 기본 배색을 정한 후에 셀식으로 올려주기만 했다. 공식 게임그래픽을 분석해 보면 생각보다 색 단계도 많고 선에도 색을 넣었지만, 이번 작업은 비율이 게임보다는 현실에 가깝기도 하고 펜터치를 조금 얇게 하는 바람에 선에 따로 색을 넣지는 않았다. 가만히 보면 다리는 원근에 따라 색이 다르지만, 신발은 원근과 상관없이 기본색이 같고, 하이라이트는 정위치가 아니라 아주 일부만 넣어주는 등(원래는 코와 종아리에도 넣으려고 했지만, 결국 '옆얼굴, 어깨, 허벅지' 이렇게 3곳에만 넣었다) 실제 빛 원리와는 다르게 작업했는데, 그저 넣어서 이상하면 빼고 괜찮으면 그대로 두는 과정만 반복해서 나온 결과물일 뿐 특별한 의도나 노하우는 없었다.
그 외에 얼굴 화장에서 그대로 색을 뽑아서 에어브러시로 발목, 무릎, 손끝, 어깨, 가슴, 얼굴 양쪽에 포인트를 주었고, 앞쪽 신발에는 종아리에 하이라이트를 넣지 않은 것과 같은 이유로 명암을 조금만 넣었다. 하이라이트는 표준레이어에 흰색으로 올리고 투명도만 70%로 조절했다. 머리카락은 공기원근 느낌이 너무 나는 건 좋아하지 않아서 머리와 포니테일에 아주 미세한 차이만 주었다. 땅에 떨어진 땀자국에는 모래사장임을 감안하여 노란 계열 색을 넣었는데 처음에는 회색으로 할까 하다가 팔레트를 조금 덜 쓰자는 의미로 피부색에서 가져와서 밝기만 조절했다.
개인적으로 그러데이션을 매우 싫어하는데(못 써서 그런 게 아닐까) 혼다 옷 문양에 의외로 멀쩡하게 들어가서 좋았고 나중에 다른 그림에도 적용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혼다가 신은 샌들 배색은 실제 제품을 참고했는데, 원래는 혼다를 상징하는 진한 푸른색 계열 샌들로 할지, 아니면 아예 나막신을 신길지 고민하다가 네이비+나무색(?) 제품을 발견해서 곧바로 색을 확정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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