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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엘보와 페르시안밀 - 증량과 회복 과정, 협응력과 알아차림, 전신운동의 끝판왕

dbw84 2024. 8. 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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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풀업으로 얻은 테니스엘보

 

그림을 그리다 보면 각종 관절 건강과 체력이 중요해서 풀업과 딥스를 한창 할 때가 있었다. 그런데 웬걸, 풀업을 하다가 무리하는 바람에 왼팔에 테니스엘보가 생기고 말았다.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도 1년 전쯤이었던 듯하다. 사실 예전에도 충분히 쉬어서 오른쪽 어깨 부상을 완전히 치료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도 비슷하게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지만, 부위가 달라서 그런지 예상보다 부상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계속 자료를 찾아보면서 여러 방법을 시도했고 특별히는 팔꿈치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전완을 강화하는 운동을 열심히 했지만, 잠깐 고통을 줄여줄 뿐 그다지 소용은 없었다. 그렇다면 부상당한 지 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어떻게 되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의 회복했다. 그것도 부상을 입을 당시에도 이미 돌리고 있었던 페르시안밀로 말이다.

 

증량과 회복 과정

바스타니 클럽벨 7kg×2

 

페르시안밀은 주르카네스포츠 월드챔피언십 출전을 계기로 2015년에 처음 접했으니 돌리기 시작한 햇수로만 따지면 이제 10년이 됐다. 그 이후로는 곧바로 지금처럼 열심히 돌리지는 않았고 약 3년 전부터 어깨 건강을 위해 본격적으로 루틴에 넣어 꾸준히 돌리기 시작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진짜 원리를 이해하면서 돌린 지는 채 1년도 되지 않았다. 사실상 팔꿈치가 나았으면 하는 마음에 백방으로 방법을 찾다가 페르시안밀을 제대로 알게 됐으니 어쩌면 테니스엘보가 내게 페르시안밀을 가르쳐준 스승일지도 모르겠다.

페르시안밀로 테니스엘보를 완화한 과정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면, 가장 먼저는 당시에 하던 전완 운동이 팔꿈치 강화에는 그다지 소용없음을 깨닫고 아무래도 복합 다관절 운동이 아니면 의미가 없다고 판단, 계속 돌리던 페르시안밀을 증량해 보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기존에 돌리던 4kg 페르시안밀보다 무거운 7kg 바스타니 클럽벨을 한 쌍 구매했고, 아주 적은 횟수를 시작으로 점점 돌리는 횟수를 늘려가기 시작했다.

7kg으로 바꾼 초반에는 더욱 심하게 다칠까 봐 두렵기도 했고 가만히 있어도 살짝 느껴지는 통증을 어느 정도 무시하려고 팔꿈치 보호대를 사용했더랬다. 그렇게 계속 횟수를 늘려서 어느덧 300회에는 도달했는데, 이때부터는 컨디션에 따라 200회까지도 떨어졌다가 어떤 날은 400회를 넘기는 등 엄청나게 들쭉날쭉한 기록이 이어졌다. 그 시점에서 팔꿈치는 고립된 전완 운동을 할 때보다는 상태가 아주 약간 더 나은 듯하면서도 솔직히 그냥 비슷한 것 같기도 한 애매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문득 '이제 300회도 하는데 100회 정도는 보호대 없이도 돌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그렇게 돌려보니 100회 정도로는 팔꿈치나 어깨에 전혀 무리가 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는 안도감이 생겼는지 신기하게도 증량이 쭉쭉 이루어졌고, 어느 시점부터는 방덕의 조언에 따라 횟수가 아닌 시간으로 양을 정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팔꿈치 통증이 거의 사라졌고 컨디션에 따라 12~14분 정도 돌리는 수준에 이르렀으니 횟수로 따지면 약 500회 정도가 될 듯하다. 그다음 무게로 증량하는 기준인 10분은 이미 넘은 지 조금 됐지만, 10kg 바스타니 클럽벨을 구매하기에는 통장잔고가 턱없이 모자라서ㅋ 오늘도 열심히 로또를 사고 있다.

 

협응력과 알아차림

무게에 의한 자연스러운 피드백

 

기존에 돌리던 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무게로 돌렸는데도 오히려 통증이 줄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페르시안밀은 돌리는 무게가 무거울수록 아주 조금이라도 무리가 가면 절대로 계속 돌릴 수 없기 때문에, 점점 온몸을 연동하는 움직임에 익숙해지면서 모든 순간에 신체 일부를 고립하지 않고 전신으로 무게를 받아내는 감각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300회에 막 도달한 시점에서 잠시 횟수 증가가 멈추었던 건 팔꿈치 보호대가 전완을 고립해서 전신으로 무게를 받아내지 못하도록 막아서였을 것이다. 페르시안밀은 팔꿈치 관절에 관여하는 근신경계를 강화할 뿐만 아니라 이처럼 모든 순간에 최대한 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떻게 전신을 써서 움직임에 관여하고 힘을 전달해야 하는지를 내게 가르쳐주었다.

페르시안밀을 열심히 돌리기 시작할 즘에 '정확한 의도로 만든 밀은 돌리기만 하면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럽게 원리를 터득하게 된다'라는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물론 배우면 시간은 훨씬 단축할 수 있지만, 아무튼) 솔직히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믿지도 이해하지도 못했다. 그런데 무게를 7kg으로 증량하자마자 새끼손가락으로 손잡이를 받치는 다소 독특한 그립법이라든지, 토크를 최대로 걸 때 팔꿈치와 손목이 어디에 있어야 하는지 등 자세 전반이 거의 자동으로 바로잡히는 걸 느끼면서 비로소 왜 밀은 자기 몸무게의 10%에 해당하는 무게까지 구비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하는지를 단박에 이해할 수 있었다.

밀을 완전히 떨어뜨리지 않고 전완으로 버티거나 팔꿈치가 바깥으로 빠지거나 하면 곧바로 피드백이 오면서 알아서 자세를 수정하게 되는데, 이처럼 사소한 불편함을 인지하는 감각은 단지 밀을 돌리는 자세를 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일상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인지하지 못했던, 오랜 시간이 흐르면 결국 통증을 일으키게 될 아주 미세한 불쾌감을 즉시 알아챌 수 있게 되면서 생활 속에서 그러한 동작을 배제할 수 있었고, 팔꿈치는 그렇게 서서히 회복했던 것이다.

 

전신운동의 끝판왕

정확한 의도가 담긴 페르시안밀

 

가끔 누군가가 '만약 죽을 때까지 운동을 단 한 가지만 할 수 있다면 어떤 운동을 고르겠느냐'라고 물어보면, 몸이 신선했던ㅋ 예전에는 AB 롤아웃을 꼽곤 했다. 개인적으로 운동이란 결국 복잡하면 꾸준히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주의여서 평소에도 아주 단순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전신운동에 가까운 메인 운동 하나에 다른 보조운동을 하나 곁들여서 딱 두 가지로만 루틴을 짜곤 했는데, 지금은 메인 운동에 이 '페르시안밀 기리'(지금은 비록 공간이 좁아서 바스타니 클럽벨로 수행하고 있지만)가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아마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죽을 때까지 이 메인 운동은 안 바뀌지 않을까.

페르시안밀 기리는 음식으로 치면 밥, 음료로 치면 물에 가까운 운동이다. 걷기와 달리기가 우리 인간에게 완전히 기본이 되는 움직임이라면, 페르시안밀은 그 움직임에 부하를 더해 높은 저항에서 가장 기본적인 움직임을 더 섬세하게 인지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페르시안밀은 돌리면 돌릴수록 그 오묘함에 감탄하게 된다. 소중한 인연으로 이렇게 페르시안밀을 알게 된 게 얼마나 큰 행운인지... 오랜 친구인 방덕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테니스엘보에는 페르시안밀이 직방이구나'라며 무턱대고 아무 클럽벨이나 사서 돌리지는 않길 바란다. 전문가에게 진료를 받고 경과에 따라 충분히 치료, 상의한 후에 운동을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바스타니 클럽벨과 페르시안밀 레슨에 관심이 생겼다면 아래 링크로 방문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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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타니 클럽벨

 

바스타니 클럽벨|VASTANI CLUBBELL

바스타니 클럽벨은 인디언클럽의 비율, 페르시안밀의 손잡이 볼, 메이스벨의 그립이 가진 장점을 모두 모아 제작했습니다. 고대운동 메카인 이란 주르카네 체육관과 인도 아카라 사원에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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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덕 유튜브

 

방덕

"방덕이 고대운동을 통해 '나' 다움을 찾아가는 경험을 공유합니다." 고대운동은 방덕이 '나를 나답게 한다'는 의미를 어떻게 이 세상에서 실체화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던 중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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